posted by moonlightdew 2016. 10. 19. 11:03




초조한 표정으로 집 안을 서성이는 명주의 모습 뒤로 도어락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대영이 집 안으로 들어선다. 



대영 : (지친 기색 감추며) 왜 그러고 있어.

명주 :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으로 대영을 보는) 잠이 안 와서.. 

        잘.. 다녀왔어? 

대영 : (명주 보며 가볍게 웃는) 그럼. 

명주 : (대영을 보며 웃지만 마음껏 웃지 못하는데) 

대영 : (그런 명주 눈치 못 챈 채로 뭔가 망설이는)

명주 : 왜? 뭐 할 말 있어? 

대영 : 그...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데)

        나 좀 다쳤어... 

명주 : 어디가? 어쩌다? 왜? 

대영 : (미안한 표정으로, 놀란 명주 진정시키며) 

        괜찮아. 많이는 안 다쳤어. 걱정할 정도는 아냐. 

명주 : 일단 좀 봐. 어디를 다친 건대.

대영 : (상의 탈의 하며 명주 앞에 뒤돌아 앉는)

명주 : (대영의 어깨 아래 어설프게 꿰맨 자국 보며) 소독해야겠다. 잠시만. 

대영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방 안으로 들어가 구급상자를 들고 나오는 명주. 



명주 : (소독해주며) 좀 따가울 거야... 

대영 : (뒤돌아 앉은 채로 가만히 있는)



말없이 상처를 소독하는 명주의 손이 점점 느려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멈추는 명주의 손. 



의아한 표정으로 대영이 뒤를 돌아보려 하자, 자신을 못 보게 하려는 듯 대영의 어깨를 밀어내지만 

이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맥없이 손을 떨어뜨리는 명주. 

어느 새 명주의 눈에 눈물이 가득 담겨 있다. 

푹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명주를 말없이 안아주는 대영.



작전으로 인해 상처 난 대영의 몸을 보는 게 처음도 아닌데 눈물은 멈출 새 없이 계속 흘러내린다.

지난 밤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랬을까. 

대영의 상처를 보는 순간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무사히 자신의 곁으로 돌아온 대영에 대한 안도감, 그럼에도 점점 상처가 늘어가는 대영의 몸. 

명예로운 군인이라 좋았고, 그런 사람이 내 사람이라, 그 누구도 아닌 서대영이라 좋았는데 

자꾸만 늘어가는 상처에 제 몸도 아픈 것만 같다. 



대영 : (명주 다독이며) 명주야.. 윤명주.. 

명주 : (흐느끼는) 

대영 : 쉬이- 쉬- (아이 달래듯) 

명주 : (계속된 대영의 토닥임에 조금씩 진정되는)

대영 : 나 좀 봐봐 응? 

명주 : (아직 물기 있는) ... 싫어.. 너무 많이 울었다 나.. 

대영 : 우리 예쁜 부인 얼굴 좀 보자. 

        윤명주 얼굴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건데 너무 안 보여준다.. 

        응? 명주야.. 

명주 : (남아 있는 울음 삼키고 대영 보는) 

대영 : (눈물 닦아주며) 아 예쁘다. 우리 윤명주. 

명주 : (그 소리가 싫진 않은지 피식 웃는) 

대영 : 나 그래도 약속 지켰다- 

명주 : (고개 갸웃거리는) 약속? 무슨 약속? 

대영 : 작전 갔다가 다친 거 안 숨기고 다 보여줬잖아. 

        안 그러면 내쫓을 거라며. 

        쫓겨날까봐 다 보여준 건데 후회는 된다. 

명주 : 용케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네? 

        그런데 웬 후회? 

대영 : 윤명주가 울잖아. 

        그냥 안 보여줬다가 나중에 혼나는 게 나은 거 같아서. 

명주 : 그런 게 어딨어. 

        난 앞으로 당신 앞에서만 울 거고, 

        당신도 내 앞에서만 아파해. 

        나도 감당할 테니까 당신도 감당하라구. 

대영 : 나만 감당하면 안 될까? 

        윤명주 우는 거 보는 게 더 힘든데.. 

명주 : 안 돼. 명령입니다. 협조? 

대영 : ... 수신양호. 









조각글인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문득 생각이 나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일교차 큰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길. 

형편없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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