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lightdew 2016. 6. 29. 09:15


의알못, 군알못, 각종알못주의

어설픈 글솜씨에 우연을 가장한 말도 안되는 상황이 많아요.
부디 재미로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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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썸을 끝내고 사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하루 
(로즈데이/번외 3 이후 딱 한 달 뒤)




#1 명주 방




다음 날 이른 새벽에 작전을 나가는 대영 때문에 일찌감치 데이트를 마치고,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지우는 명주. 
화장을 지우면서 때때로 대영을 생각하니 풋 웃음이 나온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막 잠이 들려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명주 : (잠결에) 음... 여보세요? 
대영 : 그.. 서대영입니다. 혹시 자는 거 깨운 겁니까? 
명주 : (목소리 가다듬으며) 아닙니다. 잠깐 침대에 누워 있었더니, 목이 잠겨서. 
       근데 무슨 일 입니까? 새벽에 작전 나갈 사람이 왜 아직 안잡니까? 
대영 : ... 혹시 지금 잠깐 집 앞에 나와 주시면 안 됩니까? 
명주 : ? 지금 저희 집 앞이란 말입니까? 
       우리 아까 헤어졌는데 설마 아직 집에 안 들어간 겁니까? 
대영 : ... 기다리겠습니다. 
명주 : (전화 끊고 혼잣말로) 

       아니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새벽에 작전 나갈 사람이 여긴 왜 온 거래. 
       (핸드폰을 보며) 헤- 벌써 12시가 넘었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미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는 명주다.




#2 명주 집 앞




명주를 기다리던 대영은 괜히 온 건가 싶어 고개를 숙이고 애먼 바닥만 툭툭 차고 있다.  
그 순간 자신의 등을 톡톡 치는 손길에 뒤돌아보는데,



명주 : 여기서 뭐합니까? 서 중사? 
대영 : 그... 혹시 저 때문에 잠깨신 겁니까? 
명주 : 그건 아닙니다. 막 자려고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전화 받은 겁니다. 
        그런데 진짜 무슨 일 입니까? 혹시 어디 아픕니까? 
대영 : 그게 아니라... 
명주 : (대영의 대답 기다려 주는)



에라, 모르겠다란 심정으로 질끈 눈을 감고 명주에게 입 맞추는 대영. 
갑자기 다가온 대영의 입술에 놀라 토끼 눈이 되었다가 대영의 입맞춤 받아주는데,



명주 : (붉어진 얼굴로) 뭡니까. 그니까 지금 나랑 키스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겁니까? 
대영 : (더듬더듬 얘기하는) 아닙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러니까 그게... 
        그.. 12시 넘었으니까, 오늘인데.. 그.. 오늘이 키스데이랍니다. 
        그런데 전 새벽에 작전 나가야 해서, 미.. 미리 한 겁니다. 
명주 : (대영의 대답에 빵 터진) 이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웠습니까? ㅋㅋ 
대영 : 그... 저번에 로즈데이.. 말씀해주셔서 다른 날도 찾아봤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늦은 시간에 실례 많았습니다.
        (경례하고 사라지는)
명주 : 그냥 가는 겁니까!!! 
        (이미 대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3 명주 방




침대에 누워 좀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며 자신의 입술에 손을 갖다 대보는데,



명주 : (혼잣말로) 아니 이미 할 거 못 할 거 다 해놓고, 
        키스 한 번에 그렇게 수줍어할 건 대체 뭐야. 
        그래서 내가 서대영을 좋아하는 건가?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며, 기분 좋게 잠드는 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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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현재의 6월 14일, (쌍방 프로포즈 그 이후)





#1 명주 집





데이트 겸 신혼살림 장만을 위한 쇼핑을 마치고 두 손을 꼭 잡고 명주 집으로 향하는 대영과 명주.



명주 : (갑자기 생각난 듯이) 맞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키스데이잖아? 
대영 : (그게 뭐? 라는 표정으로 명주 보는) 
명주 : ㅋㅋㅋ 기억 안나나 보네? 
대영 : 뭐가? 
명주 : 왜~ 우리 사귄 지 얼마 안돼서 첫 키스데이 때 생각 안나? 
        나름 서대영 흑역사인가? ㅋㅋㅋ
대영 : 아... 어렴풋이 생각나네. 
명주 : ㅋㅋㅋ 새벽에 작전 나가야 하는 사람이 12시 넘어서 집 앞에 있다고 전화 와서 
        그 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 뭔 일 생긴 줄 알고? ㅋㅋ 
대영 : 그랬었나? 
명주 : ㅋㅋㅋ 막 더듬더듬 키스데이라 왔다면서, 진짜 키스만 하고 가더라? ㅋㅋㅋ 
대영 : 그럴 때가 있었지.. ㅋㅋ 
명주 : 그렇게 수줍음 많던 그 남자는 어디 갔나 몰라...? ㅋㅋㅋ 
        이미 그 때 우리 자는 싸움을 몇 번을 했었는데 ㅋㅋ  
        (장난스럽게) 오늘은 그 수줍음 많던 그 남자 볼 수 있습니까? 
대영 : 그 남자 이제 없다. 오늘은 키스로 안 끝날 테니까. 
      


그대로 명주에게 키스하는 대영.




#2 명주 방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든 명주와 언젠가부터 깨서 잠든 명주를 보고 있는 대영. 
새벽녘이 되자 서늘한 느낌에 대영의 품으로 명주는 더 파고드는데,
목이 간질간질한 거 같아 잠에서 깬 명주. 
대영은 그런 명주를 눈치 채고, 재빨리 침대 옆 탁자에 있는 물 컵을 건네준다.

         


명주 : (컵 받아들며) 어? 고마워. 점점 눈치만 빨라져? ㅋㅋ 
대영 : 그러게. 누가 너무 잘 가르쳐줘서. 
        잘 잤어?
명주 : 응. 당신은? 당신도 잘 잤어?
대영 : 그럼. 
명주 : 이번에 당신 작전 나가는 거.. 내일부터인가? 
대영 : 어. 일주일간 못 보겠네. 
명주 : 알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와야 하는 거. 
대영 : 그럼 알지. 걱정하지 마 (지긋이 명주 보며 안심시켜주는) 
명주 : 응. 그리고 다음 주 주말에 내 친구들 만나는 거 안 잊었지? 
대영 : 잊을 리가. 긴장된다. 네 친구들한테 잘 보여야 할 텐데. 
명주 : (대영에게 입맞춰주며) 윤명주가 선택한 남잡니다. 자신감 가져도 됩니다! 
대영 : (웃으며) 그래. 고마워.




#3 일주일 뒤 의무실




대영이 주고 간 군번줄을 스탠드에 걸어놓고 일하고 있는 명주. 
노크소리와 함께 범래가 급하게 들어온다.



범래 : 단결. 윤 중위님께 보고사항 있어 왔습니다. 
명주 : 얘기해. 뭔데? 
범래 : 그.. 그게.. 알파팀 작전 진행 중 마무리가 늦어져서 복귀일이 며칠 늦어진다고 합니다. 
명주 : 뭐라고? 혹시 누구 다친 사람이 있는 건 아닌 거지? 
        서 상사 다쳤대? 많이 다쳤대? 
범래 : 그런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다만 일정이 좀 지연되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명주 : 그래, 알았다. 고맙다.



범래가 나가고 난 뒤,



명주 : (대영 군번줄을 꼭 쥐며) 안 다친다고 했잖아. 무사히 돌아온다고 했잖아..
        후.. 보고 싶다 서대영.


 
#4 이틀 뒤 산장




명주의 명인의대 동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술을 마시는 중이다. 
결국 대영은 자신의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오늘까지 부대로 복귀하지 못했다.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향하는 명주.



명주 : (최대한 밝게) 다들 오랜만! 언니 왔다! 
지연 : 와- 윤명주. 오늘 주인공이라고 이렇게 늦게 오는 거야? 
명주 : 에이. 그렇게 됐다. 그래도 오늘 내가 물주인데? 
지연 : 아.. 그럼 찌그러져야겠네. ㅋㅋ 
소희 : 근데 왜 너 혼자야? 예비신랑이랑 같이 오는 거 아니었어? 
명주 : 아.. 그게 그 사람이 일이 좀 있어서, 오늘은 좀 힘들겠다. 
예정 : 뭐야? 군인이라면서 뭐가 그렇게 바빠? 우리나라는 혼자 지킨대? 
지연 :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사정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명주 : (아놔 쟨 부르지도 않았는데, 여기까진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대체)
지연 : (명주에게 귓속말로) 미안해. 내가 오늘 너 만난다고 얘기했더니
        기어코 쫓아왔네.; 미안.   
예정 : 에이, 그래도 이건 예의가 아니지. 
        예비신부 친구들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이렇게 안 나오는 건 진짜 아니다. 
        벌써 앞길이 훤히 보인다 얘. 
소희 : 사회생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는 진짜 입이 방정이야. 
        명주야 괜찮아. 오늘만 날도 아니고. 담에 보면 되지. 
        대신 오늘 거하게 얻어먹을 거다? 각오 단단히 해? ㅋㅋ 
명주 :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오늘 내가 다 쏜다. 원하는 거 뭐든지 시켜!




#5 같은 시각 부대 안




생각보다 지연된 작전에 다들 지친 표정으로 내무반으로 들어서는 알파팀원들. 
모두 여기저기 상처가 난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는데,



시진 : 다들 고생 많았다. 
알파팀 : 예. 
대영 : 팀장님. 저는 오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습니다. 
시진 : 아. 오늘이 그 윤 중위 친구들 만난다던 그 날입니까? 
        어서 가보십쇼. 근데 상처 난 데는 괜찮습니까? 
대영 : 예. 별 거 아닙니다. 이따 붕대나 좀 감아주십쇼. 
시진 :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오십쇼.



샤워기 물줄기가 쏴아- 쏟아지자 대영의 입에서는 낮은 신음소리가 나온다. 
다른 작전에 비해 많이 다친 건 아니지만, 작전 진행이 늦어지면서 온 몸에 자잘한 상처들이 가득하다.  
샤워를 마친 뒤 옷을 갈아입고, 다른데 보다 상처가 깊은 팔뚝을 붕대로 단단히 묶는다. 
그리고는 피냄새를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명주가 전에 사다준 향수를 짙게 뿌린 뒤 내무반을 나서는 대영.




#6 다시 산장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술자리는 무르익는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대영이 걱정되어 한숨이 나오는 명주.



예정 : 곧 결혼 앞두고 있는 애가 왜 이렇게 한숨이야.
        오늘 예비신랑도 안 나온 거 보니까 역시 니들 뭔 일 있는 거지? 
        결혼식 앞두고 싸우는 커플들 허다하다더라 진짜. 
지연 : 넌 그 입 좀 가만 놔둘 수 없냐 진짜? 
        일이 있어서 못 나왔다잖아. 도대체 몇 번을 얘기해야 하는 거야. 
예정 : 넌 그 말을 믿냐? 딱 보면 모르냐. 싸워서 안 나온 거지.
        아니면 이거보다 중요한 일이 어딨어? 
        자기 애인이자 곧 와이프될 사람의 친구들 처음 만나는 건데, 
        벌써부터 이렇게 안 나온다는 건 이미... 
명주 : (말 자르며) 그런 거 아냐. 
        그 사람은 나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작전이 지연돼서 못나온 것뿐이야. 
        그리고 너. 딱 거기까지만 해.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는 거 나 이제 못 참아. 
소희 : 그래그래, 그 얘기 그만하고 마시자, 마시자--


그리고 잠시 후 검은 정장을 빼입고 두리번거리며 산장으로 들어오는 대영.



소희 : 우와, 지금 들어오는 저 남자 완전 멋지다. 
예정 : 헐. 딱 내 스타일이야. 수트핏도 완전 대박이다!! 
명주 : (대체 누굴 보고 그러나 싶어 뒤돌아보는데, 대영이다.) 
대영 : (명주를 발견하고는 씩 웃는) 
소희 : 헐 대박, 나보고 웃은 거 맞지? 
예정 : 나보고 웃은 거거든? 오해하지 말지?



천천히 걸어와서 명주 뒤에 서는 대영.



대영 : 늦어서 죄송합니다. 명주랑 곧 결혼할 서대영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연 : 어머, 오늘 못 나오신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일이 일찍 끝나셨나보네요. 
        (명주 옆자리 비켜주며) 여기 앉으세요. 
대영 : 네 감사합니다. 
명주 : (대영을 보며 조용히) 어떻게 된 거야? 
대영 : 늦게 와서 미안. 작전이 지연돼서 이제야 왔어. 
        부대도착하자마자 바로 온 거야. 
        (탁자 아래로 명주 손 잡아주며 안심시키는)



대영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는 명주. 
막 씻고 나온 대영에게서 상쾌한 비누 냄새와 함께 
자신이 대영에게 사준 향수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은데, 
향수 냄새 끝에 비릿한 피냄새가 훅 밀려 들어와 놀란 얼굴로 대영을 본다.



대영 : ? (입모양으로 왜?) 
명주 : 아니야. 이따 말할게. 
지연 : 야~ 윤명주. 너 네 그이 오셨다고 바로 친구들 버리는 거냐? 
        우와 완전 눈에서 꿀 떨어지네? ㅋㅋ
명주 : 내 남자가 쫌 멋지지. 
        정식으로 소개할게. 여기는 곧 내 남편이 될 서대영씨.  
        이쪽은 내 친구들. 지연이, 소희, 예정이. 
대영 : 서대영입니다. 오늘 약속 시간 지키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연 : 에이~ 저희한테 잘 부탁할 게 뭐 있겠어요. 
        명주랑 행복하게 잘 살면 되죠. 
        우리 명주 잘 부탁드려요. ㅋㅋ
예정 : (대영을 빤히 쳐다보며) 그런데요. 군인이라면서 뭐가 그렇게 바빠요? 
        우리나라는 혼자 지켜요? 
소희 : (예정의 입 막으며) 야, 넌 초면에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예정 : 아니 그렇잖아. 
        티비에서 군인 나오는 거 보면 그냥 맨날 삽질이나 쫌 하고,
        딱히 뭐 바쁠 것도 없어 보이던데? 
명주 : 야 너..! 진짜! 
대영 : (명주 다독이며) 아 예. 평소에는 그렇게 지내는데, 가끔 바쁠 때도 있죠. 
        저 혼자 지키는 건 아닙니다. 
        그저 제 미력한 힘을 보태서 제 친구들과 제 가족, 명주 친구 분들과 가족분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명예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연 : 와- 되게 멋진 말이예요. 
        예전엔 왜 군인이 멋진 걸 몰랐을까요? ㅋㅋ 
명주 : 아무 군인 아니고, 이 사람이라서 더 멋진 거거든? 
예정 : (뾰로퉁 해서) 그런다고 누가 뭐 알아주기나 하나-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지연, 소희 : 아 너 진짜, (양 쪽에서 예정을 끌고 나간다) 저희 잠깐 실례할게요. 
명주 : (대영 보며) 미안해.. 저 친구가 학교 다닐 때부터 말을 좀 함부로 했어. 
        원래 오늘 같이 보는 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나와서. 
대영 : (명주 머리 쓰다듬어 주며) 괜찮아. 
        뭐 하루 이틀 듣는 소리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하나도 안 중요해. 
        윤명주가 날 인정해주고, 알아주잖아. 그거면 돼 난. 
명주 : 요즘 들어 매력발산을 너무 자주하는 거 같습니다? 
        어차피 반해 있는데 자꾸자꾸 더 반하게 할 겁니까? 
대영 : 자꾸자꾸 반하게 만들어야 도망 안가지.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 명주 친구들. 
지연과 소희가 양쪽에서 예정을 커버해준 덕분에 남은 술자리는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7 도로




명주의 친구들을 배웅하며 택시를 하나씩 잡아주는 대영.



소희 :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럼 결혼식 때 봬요.
        윤명주! 나 간다. 조심해서 들어가. 
대영 : 네 들어가십쇼.
명주 : 그래. 고마워!



대영 : (택시 문 열어주며) 타십쇼. 
예정 : (쌩하니 문 닫고 가는) 
지연 : 어휴. 저 싸가지. 
        이해하세요. 쟤가 명주한테 열등감 아닌 열등감 있어서 저래요. 
대영 : 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연 : 언니 간다!
        네 얼굴 진짜 행복해보여서 나도 좋다. 
        우리 명주 잘 부탁드려요. 
대영 : 네. 
명주 : 조심해서 들어가. 오늘 고마웠어!




#8 택시 안




대영과 명주를 태운 택시가 명주 집으로 향하고 있다. 
택시에 오르자마자 대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조잘조잘 떠들던 명주는 어느새 잠들어 있다. 
잠든 명주가 편하도록 자세를 고쳐 앉고, 가지고 있던 재킷을 명주에게 덮어준다. 
그리고는 택시 기사님께 에어컨을 줄여달라고 조용히 얘기한다. 
창문을 살짝 열어 밤공기를 쐬던 대영은 갑자기 생각난 듯이 택시를 세운다.



대영 : 기사님 여기서 좀 세워주십쇼. 
택시기사 : 왜? 목적지까지 안가고? 아직 좀 더 가야하는데? 
대영 : 바깥에 밤공기가 너무 좋아서 좀 걸어가고 싶어서요. 
택시기사 : 근데 그 옆에 처자는 아직 잠들어 있는 거 아녀? 
대영 : 제가 업고 가면 됩니다. 
택시기사 : 아이구 그려. 젊은 게 좋구만.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두 사람 참 보기가 좋아. 
대영 : 네 감사합니다. 그럼 안전운전 하십쇼. 
택시기사 : 그려 들어가.




#9 밤거리




명주를 등에 업은 채 명주 집으로 향하는 대영. 
너른 대영의 등이 편한지 명주는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잘도 잔다. 
제 등에 업혀서 세상모르고 잠든 명주가 좋아 미소 지으며 명주 집으로 향하는데,
어느 순간 잠에서 깬 명주. 
천천히 눈을 깜박거리며,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고 하는데 
대영에게 업혀 있다는 걸 인지한 명주는 대영의 등을 톡톡 치며 내려달라고 한다.



대영 : 깼어? 좀 더 자도 되는데. 
명주 : 내려줘- 잠 다 깼어- 
대영 : 술은 아직 안 깬 거 같은데? 그냥 업혀가지? 
명주 : 내려달라니까- (대영의 등 위에서 내려오려 발버둥치는) 
대영 : (결국 명주를 내려주는) 왜? 
명주 : (대영의 다친 팔뚝 지그시 누르는) 
대영 : 윽- 아파. 
명주 : 아프라고 그러는 거야. 
대영 : (미안한 표정으로) 알고 있었구나. 미안해. 
        오늘 네 친구들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늦게 온데다가 너 걱정할까봐 미리 말 못했어. 
명주 : 그래도 말했어야지. 
        향수 좀 뿌리고 나오면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라고 서대영한테 향수 사준 거 아냐. 
대영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많이 다친 거 아니고, 칼에 살짝 베인 거야. 
명주 : 안 믿어. (그대로 집으로 혼자 걸어가는)
대영 : (달려가서 명주 손목 붙잡는데)
명주 : (홱 뿌리치고 가는) 
대영 : 명주야. 윤명주.




#10 명주 집




번호키를 열고 먼저 들어가 버리는 명주. 
뒤 따라온 대영도 번호키를 열고 들어가는데,



명주 : (대영이 다쳐 속상한, 방 안에서 구급상자를 들고 나오는) 
대영 : (그런 명주 마음 알아 미안하다) 
명주 : 거기 그렇게 서있지 말고 여기 앉아. 
        상처치료도 제대로 안했을 거 아냐. 
대영 : (명주 앞에 앉는) 
명주 : (대영의 셔츠 단추 푸는) 
대영 : (명주 손 내려놓고 자신이 셔츠 벗는데, 감아놓은 붕대가 피로 물들어 있다)
명주 : 별 거 아니기는. 어떻게 점점 거짓말만 늘어나. 
대영 : 진짜 별 거 아니야. 네가 그런 눈으로 보는 게 더 아파. 
명주 : 결혼해도 이렇게 말 안하고 숨길거야? 진짜 결혼해서도 이러기만 해. 
        그러면 내쫓아버릴거야! 
대영 : 안 그럴게. 진짜 진짜 안 그럴게.




#11 명주 방




대영이 다치지 않은 왼쪽 팔로 명주에게 팔베개를 해준 채로 잠들어 있다. 
곤히 잠들어 있는 두 사람이 맞잡은 왼손에는 각각 두개의 반지가 겹쳐 끼어진 채로 반짝거린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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